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영화 메멘토는 시간의 흐름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특한 서사 구조를 사용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긴장감과 호기심을 제공하는 미스터리 영화이다. 메멘토는 단순히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관객 스스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도록 유도하는 영화적 경험 확장을 통해 추리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단기 기억 상실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레너드 셸비(Leonard Shelby)가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단서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레너드는 어떤 것도 오래 기억할 수 없는 자신의 상태로 인해, 메모, 폴라로이드 촬영, 몸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을 사용하여 범인을 추론해 가지만, 그 속에서도 수많은 우역곡절을 겪게 된다. 지금부터 메멘토의 줄거리, 서사 구조, 평론가 분석에 대해 살펴보자.
메멘토의 줄거리
메멘토의 스토리는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복수하려는 레너드의 추리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영화는 레너드가 아내를 죽인 범인이라고 생각한 테디라는 남자를 죽이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이는 영화의 결말 장면을 초반부에 미리 드러낸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는 비선형 방식으로 전개되어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주인공 레너드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지 못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범인을 찾기 위한 단서를 모으는 일이 순탄치 않게 흘러간다. 그는 자신의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폴라로이드 사진, 메모, 문신이라는 방법을 통해 중요한 단서를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설상가상으로 그의 주변 인물이 이러한 노력에 해방을 놓는다. 그중 핵심 인물은 나탈리와 테디로, 레너드를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숨겨진 의도가 존재하는 인물로 나온다. 이로 인해,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레너드는 자신의 주변 인물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고, 점차 범인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이 관객에게 전달되며 점차 미스터리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의 결말은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며 관객들에게 기억의 본질과 레너드의 복수가 정당 했는지에 대한 도덕적 질문을 던진다. 이처럼 메멘토의 줄거리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심리라는 장르가 훌륭하게 혼합되어 있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서사 구조
메멘토의 가장 독특한 측면 중 하나는 복잡하고 독특한 스토리 구조로, 영화의 스토리는 서로 반대로 흘러가는 두 개의 타임라인을 가진 비선형 방식으로 전개된다. 화면이 컬러로 표현되는 타임라인은 이야기가 끝에서 시작 부분으로 흘러가는 반면, 화면이 흑백으로 표현되는 타임라인은 시간순서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결국에는 이 두 타임라인이 수렴하게 되면서 그동안 일어난 모든 사건의 퍼즐이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역방향으로 흘러가는 타임라인은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 레너드의 혼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끊임없이 기억을 잃는 레너드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점차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된다. 과연 레너드가 기억했던 정보가 진실일까, 혹은 조작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 이와 반대로, 정방향으로 흘러가는 타임라인은 레너드의 행동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면서 혼란을 잠재우며, 결과를 추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은 비선형적인 구조는 단순한 스토리텔링 장치만은 아니다. 이는 영화의 핵심 주제인 기억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영화는 스토리의 순서를 뒤죽박죽 섞음으로써 레너드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기억상실을 앓고 있는 레너드의 삶은 연속성이 없이, 순서가 마구 뒤섞인 상태로 흘러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또한, 기억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변형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지며, 기억이라는 것은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님을 말하고자 한다. 이처럼, 메멘토의 서사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 준다.
평론가 분석
메멘토는 출시되자마자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았는데, 특히 독창적인 서사 구조, 설득력 있는 줄거리, 생각을 자극하는 주제에 대한 칭찬이 많았다. 이러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에 있다. 비평가들은 비선형적인 서사 구조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놀란의 능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와 더불어, 두 타임라인을 구별하는 단서로써 시각적, 청각적 신호를 사용한 놀란 감독의 기막힌 연출력 또한 여러 평론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다. 메멘토는 연출뿐만 아니라 각본에 대한 호평도 존재한다. 놀란과 그의 형제 조나단이 공동으로 집필한 각본은 숨막히는 전개 속도, 날카로운 대화, 예측하짐 못한 반전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뛰어난 각본과 연출이 뒷받침된 메멘토는 배우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도 자자하다. 특히, 주인공 레너드 역을 맡은 배우 가이 피어스(Guy Pearce)의 연기는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하였다는 평가가 많다. 평론가들은 레너드의 비도덕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배우가 표현한 절절한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가 캐릭터의 깊은 고독과 절망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관객들에게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영화 내부적인 성공뿐만 아니라 메멘토는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영화의 성공은 관객이 복잡한 구조에 거부감이 없다는 사실과, 구조의 변화를 통해 스토리를 풀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영화계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전반적으로 영화 평론가들은 메멘토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깊이 있는 주제 의식에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실험적인 시도가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